제목 없음
 



냐옹~

익숙하게 오고가던 골목길.. 주택가 모퉁이를 도는데 마주친 까아만 고양이..
'어, 고양이..'  
아이고..이 녀석이 갑자기 서 있는 제 다리 사이를 파고들며 몸을 비벼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발라당~
고양이의 습성에 대해선 무지한 저 인지라 당췌 이 노릇을 어찌해야 할지..
어찌 할 바를 모르고 그대로 얼음이 되어 발라당을 해 대는 이 녀석을 보고만 있었더니
저에게서 나올게 없어 보였던 걸까요.. 곧바로 몸을 일으켜 골목길로 사라져 버립니다.
배고 고팠던 걸까.. 그러고 보니 그 집앞에 놓여 있던 그릇에 코를 박고 먹이를 먹는 길냥이들을 종종 보기는 했었습니다.

그때부터 였을 겁니다. 부쩍 고양이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
그러다 서점에서 한 시인이 쓴 고양이 여행기를 구입 후 정독을 하고 캣맘이란 단어를 알게 되었고
제 가방 속에는 고양이용 참치캔이 들어있게 되었습니다.

캔을 구입하면서 길냥이에게 주려고 한다는 제 얘기를 듣고는 간식용 사료 봉지 하나를 덤으로 주시는 친절한 의사 선생님까지!

제 마음은 언제 이 녀석을 조우하게 되어 이 작은 선물을 줄 수 있을까 두근 두근..
쉽게 만나지기는 어려운 법. 가방속 캔은 5일째 그대로 입니다.

이틀째 쏟아지던 가을비가 멈추고 어둑한 골목을 지나던 퇴근길.
언제나처럼 모퉁이를 돌아 두걸음을 내디뎠을까요.
빠른 걸음으로 지나쳤다면 못보고 지나칠수도 있었을 법 한데.. 마음이 통한 것일까요.
주차된 차 사이로 걸어 나오는 녀석과 순간 눈이 마주쳤습니다.
이 녀석 낯선 사람인데도 도망을 가지 않네요.
행여 가버리기라도 할까봐 서둘러 가방속을 뒤져 참치캔 뚜껑을 따서 바닥에 내려놓았습니다.

냄새를 맡았을까요.. 뒤돌아 갈듯 하다가 가까이 다가옵니다. 할짝 할짝  맛있게 먹는 소리..
쪼그리고 앉아 다 먹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이쿠야 차 밑에서 더 작은 까망 냥이가 살그머니 다가옵니다.
'어떡하나, 순서를 기다리나 본데 저 작은 캔은 한놈이 먹기도 부족할텐데..어쩌나..'
이런 제 걱정이 무색하게도...
큰 까망 냥이가 놀랍게도 작은 까망 냥이에게 캔을 양보하고 두세걸음 떨어진 곳에 조용히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먹이 다툼을 하지 않고 양보하고 비켜주는 고양이라니..
두번째 작은 냥이는 먹는 양은 느리지만 그래도 꽤 빠른 속도로 캔을 비워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어이쿠야!! 줄무늬가 있는 비슷한 체구의 냥이가 또 한마리!!
이 녀석도 두번째 작은 냥이가 양보해 주기를 기다리는 듯 바로 옆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뒤이어 맛을 봅니다.
큰 까망이와 작은 까망이는 바로 옆에서 조용히 서 있을뿐..
이 녀석들 맛을 보다가도 한번씩 저와 눈을 마주쳤는데 어쩜 세상에 이렇게 이쁠 수가 있을까요..

맛있는 간식을 줘서 고맙다옹~ 이런 느낌? ㅎㅎㅎ

주변의 다른 소리가 조금만 들려도 몸을 웅크리고 잔뜩 긴장한 모습을 보이는 녀석들을 보니 안쓰럽기만 합니다.
저 또한 남의 차 사이 골목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 시선에 뒤통수가 조금 따갑습니다. ^^;;
그렇지만 빈 캔을 수거해 가야 하기에 요 세 녀석이 다 비우기를 기다리고 있을 밖에요.

제일 마지막에 나와서 배불리 먹지 못했을 녀석이 마음에 걸리지만 더 이상 줄 것이 없기에 바닥까지 싹싹 비운 빈 캔을 들고
녀석들이 알아 듣건 못알아듣건 혼잣말로 다음을 기약하며 녀석들과 안녕을 고합니다.
우리집앞까지 오면 더 챙겨줄 수 있을텐데.. 하루 만남으로 친해지기를 기대하긴 무리겠지요.
좀 더 편하게 먹이를 줄 수 있으려면 집 앞까지 오게 하는 방법이 제일 좋은데 말이지요.
공부를 좀 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고양이를 꼬시는 법'

다음번에 만나게 되면 이 녀석들 야옹~ 하고 말이라도 건네어 줄려나요..

물론 저 보다는 캔을 더 내놓으라는 신호이긴 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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